거짓말 하면 고대부족이 나타나 노래하고 춤을 춘다고?···뮤지컬 ‘더 트라이브’

백승찬 선임기자

서울시뮤지컬단 신작

4월 19일 세종문화회관 개막

서울시뮤지컬단 ‘더 트라이브’ 연습현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뮤지컬단 ‘더 트라이브’ 연습현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거짓말을 할 때마다 낯선 고대 부족이 나타나 노래하고 춤 춘다. ‘나다운 삶’을 살지 못해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두 주인공은 더 큰 곤경에 빠진다.

서울시뮤지컬단 신작 <더 트라이브>는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뮤지컬이다. 유물복원가 조셉은 가족에게 커밍아웃하지 못해 억지로 소개팅을 하는 처지다.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는 더 상업성 있는 글을 요구하는 프로듀서의 요구에 매번 계약 직전 좌절한다. 우울한 청춘이 주인공이지만, <더 트라이브>는 ‘결론은 해피엔딩’이라고 확실히 못 박은 뒤 신나게 앞으로 나아가는 작품이다.

1일 공개된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도 작품 설정만큼 활력이 넘쳤다. 젊은 배우들과 창작진이 시끌벅적하게 협업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더 트라이브>를 쓰고 연출한 전동민은 20대에 혼자 프랑스 파리 여행을 하다 비서구권 문명이 전시된 퀘 브랑리 박물관을 찾았다. 전동민은 “어둑어둑한 공간에 전시된 원시 예술을 보면서 뮤지컬에 어울리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작곡·편곡·음악감독을 맡은 임나래는 뮤지컬 작업이 처음이다. 그는 “소극장 뮤지컬에서 찾기 힘든 퍼커션 파트를 많이 넣었다. 5인조 밴드로 다양한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작품 배경은 파리지만, 결혼·커리어 등 극중 인물의 고민은 전세계 청년이 공유한다. 전동민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한국인, 미국인, 프랑스인 가릴 것 없이 청년들이 ‘코어’로 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뮤지컬단 예술감독 김덕희는 “뮤지컬의 배경을 세팅할 때 적당한 거리감이 있어야 오히려 관객이 쉽게 몰입하는 때도 있다. 장소는 멀리 보내되, 감정은 한국에 붙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동민은 “나 자신을 기다리고 응원하면 언젠가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덕희는 “‘성공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어’라는 주제가 처음엔 어색했다. 매우 MZ스러운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이 ‘유쾌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트라이브>는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독해,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 선정, 2023년 낭독 워크숍을 거쳐 본격적인 공연이 이뤄진다. 김덕희는 “젊은 창작진이 프로덕션의 노련함은 덜할지언정, 거칠지만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공공뮤지컬단으로서 창작진에게 최대한 간섭 안 하고 지지해 날카로움이 무뎌지지 않고 장점을 살리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조셉 역은 강찬·김범준, 끌로이 역은 서유진·김이후가 맡았다. <더 트라이브>는 4월 19일~5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1일 공개된 뮤지컬 ‘더 트라이브’ 연습현장의 제작진. 왼쪽부터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예술감독, 전동민 극작·연출, 임나래 작곡·편곡·음악감독, 박신별 안무.  세종문화회관 제공

1일 공개된 뮤지컬 ‘더 트라이브’ 연습현장의 제작진. 왼쪽부터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예술감독, 전동민 극작·연출, 임나래 작곡·편곡·음악감독, 박신별 안무.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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