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적신 재즈···3년 만에 정상 개최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최민지 기자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재즈 신동이라 불리는 조이 알렉산더 트리오가 공연하고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제공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재즈 신동이라 불리는 조이 알렉산더 트리오가 공연하고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제공

비와 재즈처럼 잘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부슬비와 그루비한 재즈 멜로디가 경기 가평의 작은 섬 자라섬을 적셨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축소 운영돼 온 행사는 엔데믹을 맞아 3년 만에 예년 규모를 되찾았다.

개막 이틀차인 2일 오후 자라섬 페스티벌 라운지에서는 일반 시민과 유료 관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공연이 시작됐다. 독일 출신 뮤지션들로 구성된 콰르텟 베를린 피플, 국악과 재즈를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는 뮤직그룹 세움 등이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온종일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한 비는 유료 공연이 시작하는 늦은 오후부터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굵어졌지만 한껏 무르익은 분위기는 잦아들지 않았다. 재즈 아일랜드 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인 에스터 라다였다. 이스라엘 음악신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여성 보컬리스트인 그는 그루브 넘치는 음악을 선보였다. 라다가 관객석을 향해 “겟 업, 겟 업!(일어나세요)”이라고 소리치자 잔디밭 위에서 어깨를 흔들던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폴짝폴짝 뛰기도 했다. 오후 9시 이후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유럽 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4명으로 구성된 피아노포르테, 재즈 신동이라 불리는 조이 알렉산더 트리오의 무대로 마무리됐다.

해마다 다른 국가의 음악을 집중 소개하는 자라섬 페스티벌의 ‘국가별 포커스 프로그램’에는 스페인이 선정됐다.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숨라와 다니엘 가르시아 트리오, 바렌시아 등 스페인 현지에서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열정적인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났다.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제19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인 에스터 라다가 노래를 하고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제공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제19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인 에스터 라다가 노래를 하고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제공

궂은 날씨 속에서 진행된 축제에도 재즈팬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입장객 수가 제한되고 코로나19 전염 방지를 위해 환호 대신 박수를 보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여행용 캐리어에 돗자리와 캠핑용 의자, 간이 탁자, 먹을거리 등을 채워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온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연휴를 맞아 친구와 자라섬을 찾았다는 직장인 최모씨(31)는 “페스티벌은 처음인데 비는 오지만 분위기가 좋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오늘 재즈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도 진행됐다. 관객들은 메타버스 축제장인 ‘자라섬재즈유니버스’에 접속해 뮤지션들의 백스테이지 투어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인 3일에는 헝가리의 보헤미안 베티아스, 오스트리아 출신 그룹 스케치북 콰르텟 등 세계 각국에서 온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이 무대를 장식한다. 첫날인 1일에는 미국 출신 재즈 보컬리스트인 재즈미어 혼, 시티팝으로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현철 등이 출연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뮤지션 30여개 팀이 참가했다.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2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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