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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세계를 강타한 탐보라 화산 폭발로 되짚은 환경의 경고

박경은 기자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길런 다시 우드 지음·류형식 옮김 |소와당 | 432쪽 | 2만5000원

[책과 삶]세계를 강타한 탐보라 화산 폭발로 되짚은 환경의 경고

19세기 초 아일랜드를 휩쓸어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든 대기근과 전염병, 1830년대 전 세계를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던 콜레라 발생, 중국 운남성이 20세기 초 세계 마약의 80%를 공급한 중국의 핵심적인 아편 산지로 부상한 이유와 아편전쟁 발발, 영국 근대문학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 공중보건과 복지국가 이념의 탄생….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 사건들에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탐보라 화산 폭발 사건이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탐보라 화산은 인도네시아 군도 숨바와섬에 있는 활화산이다. 이전 1000년을 통틀어 지구상 최대 규모의 폭발이었으나 당시 지리학계에도 보고되지 않았고 나폴레옹 전쟁 등 격변의 시대사에 묻혀 세간의 관심에선 방치돼 있던 사건이다. 사흘간 이어진, 짧지만 강력한 폭발. 열대지역의 화산에서 폭발로 퍼져나온 재는 전체 위도 상공으로 퍼져갔고 지구 기상시스템이 서서히 마비되면서 앞서 언급한 사건들을 초래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환경문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탐보라 폭발을 19세기 초 세계를 강타한 ‘화산의 스텔스 폭격’이었다고 말한다. 세계사의 많은 사건들이 인과관계가 되어 엮여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열대지방에서 일어나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사건이 세계사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 책의 주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역사책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며 색다른 앎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리고 경고한다. 지금과 같은 환경 악화가 초래할 인류의 긴박하고도 만연한 고통의 현장을.

저자는 “우리 손으로 만든 기후의 프랑켄슈타인, 즉 탄소 쓰레기를 먹고 해마다 강력해지는 괴물 때문에 생겨나는 빈곤층의 수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탄소배출량과 숲의 파괴를 줄이는 데 실패하면 ‘탐보라 시기’가 다시 우리에게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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