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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역사란 무엇인가 - 에드워드 카

차현진 |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과거는 현재를 비춘다

[차현진의 내 인생의 책]①역사란 무엇인가 - 에드워드 카

역사에 대한 시각과 태도는 저마다 다르다. YS는 역사를 “바로 세운다”고 선언했고, JP는 역사를 “자빠뜨릴 수도 없고, 다시 세울 수도 없으며, 그냥 거기서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한 가지 답이 있을 수 없다. 역사 해석을 국정화하려던 박근혜 정부의 시도는 답답한 것이었다.

영국의 대가(大家) 에드워드 카가 쓴 <역사란 무엇인가>는 영화 <변호인>에서도 소개되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영화와 다른 점은, 이 책이 불온서적이 아니라 고전에 훨씬 가깝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카는 자신의 역사철학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실과 해석, 개인과 사회, 과학과 도덕, 순환과 진보라는 대립되는 주제에 대해 성찰할 뿐이다. 하지만 각 주제에 대해 대가가 보여주는 통찰력에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이 책을 ‘내 인생의 책’ 중에서 첫 번째로 손꼽은 이유는 “역사가는 과거를 상상하고 미래를 기억한다”는 구절 때문이다. 역사가에게 과거는 조각 맞추기 식의 퍼즐이 아니다. 칸트가 말한 ‘보편적 세계시민사회로의 진보’나 헤겔이 말한 ‘역사의 전진’이라는 희망적 신념의 증거들을 찾는 작업이다. 그 증거수집 작업의 열쇠는 미래가 갖고 있고, 역사 연구는 특수성에 담긴 보편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필자는 언젠가부터 역사가를 흉내 내고 있다. 영국의 중앙은행사를 연구하던 존 클래펌이 “경제학자란 좋건 싫건 역사학자”라고 말한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사란 무엇인가>는 경제학자 또는 역사학자에게 과거와 함께 미래를 보라고 충고한다. 과거라는 그림자는, 미래라는 태양이 현재라는 사물을 비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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