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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아내가 결혼했다?…규정된 언어와 제도를 뛰어넘는 ‘다자간 사랑’

고희진 기자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심기용·정윤아 지음 |알렙 | 256쪽 | 1만4000원

[책과 삶]아내가 결혼했다?…규정된 언어와 제도를 뛰어넘는 ‘다자간 사랑’

폴리아모리는 ‘많은’을 뜻하는 그리스어 ‘폴리(poly)’와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의 변형 ‘아모리(amory)’의 합성어다. 저자들은 ‘다자간 사랑’이라고 해석한다.

책에는 한 사람 이상의 상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7명이 등장한다. 이미 애인이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느낀 끌림으로 고민하는 사람.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여러 사람을 사랑해 볼 생각은 없냐’고 묻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책은 ‘폴리아모리’가 일반적인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단지 사람들이 독점적 연애관, 결혼 제도 등 기존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어 ‘여러 명을 사랑할 수 있다는 상상’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사랑이란 불특정 다수 타자와의 접속에서 무시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자각 여부와는 상관없이모든 사람들은 폴리아모리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만, 관계의 비독점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이들은 몇 가지 원칙을 상정한다. 연예 상대방을 소유물로 생각하지 않기, 타인에게 느끼는 모든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등이다. 타인을 소유물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상대의 행복도 이해한다는 점에서 책은 폴리아모리가 ‘가장 이기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책이 어떤 삶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을 통해 욕망과 질투 등 ‘사랑’이 유발하는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한 고민을 할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폴리아모리를 원하는 연인을 만나 고민했던 평범한 사례자가 그럼에도 “그 덕분에 삶이 풍요로워졌어요”라고 말한다. 진심으로 들린다. 어떤 사랑은 때때로 모든 규정된 언어와 제도를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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