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정상, 한반도 비핵화·4차 산업혁명·新재생 에너지 등 긴밀 협력키로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저녁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찬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 추진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핵문제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대응, 중소기업과 에너지 분야 상호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베를린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메르켈 총리와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찬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찬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독일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과 화합을 이룩한 모범사례로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최적의 협력파트너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정부가 북핵·북한 문제 관련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주 가진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 동북아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변모한 유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정착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도 동북아 역내 평화와 번영 기반을 마련하고자 지역 다자협력을 주도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문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북핵·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책과 구상, 특히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문제 외에도 양국 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증진과 실질협력 증진, 지역·글로벌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은 6·25전쟁 직후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25만여 명의 우리 국민을 치료해 줬고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도 적극 지원해준 우방국이라며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메르켈 총리도 독일이 대아시아 외교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아시아지역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양국 관계를 다차원적으로 발전시킬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 정상은 한·독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글로벌 차원에서의 전략적 협력 증진을 위해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경제분야와 관련해서 두 정상은 독일이 유럽내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254억 달러)이자 3대 투자국(125억 달러)으로 호혜적 경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발효 6년차를 맞이한 한·EU(유럽연합) FTA가 세계 보호무역주의 우려 확산 속에서도 자유무역과 개방경제의 중요성을 입증한 모범적 FTA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중소기업 육성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주요업종별로 세계적 수준의 '강소기업'을 보유한 독일의 중소기업 육성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중소기업 분야의 협력 증진을 희망했다.

또 독일이 2011년 원전 폐기 결정 이후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하는 것을 평가하면서 에너지 분야의 상호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중소기업 육성과 에너지 전환 정책에 있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지지를 표했다. 또 양 정상은 포용적 성장, 자유무역, 기후변화 대응과 여성 역량강화 등 글로벌 현안 관련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