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독일의 럭셔리카 메이커인 포르쉐가 자율주행 레이싱 기술을 개발한다. 포르쉐의 올리버 블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카레이싱 팬들의 연례 행사인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전문 레이서의 운전 데이터를 활용, 이를 실제 레이스 트랙에서 재현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포르쉐는 이를 위해 그랑프리 대회 9회 우승에 빛나는 포뮬러 원(F1) 스타 마크 웨버(40)와 손을 잡고 있다. 레이스 트랙을 도는 웨버의 운전 데이터를 수집해 애플리케이션(앱)에 업로드한다는 계획이다.

레이싱카에 탑승한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도 고속 질주 상황을 고스란히 체험토록 한다는 것이 그 취지다. 운전자가 핸들을 잡게 되면 전문 카레이서와 비교해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도 있다. 웨버는 호주 출신으로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뒤 포르쉐의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웨버는 “앱 개발 초기 단계지만 그 타당성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룸 CEO는 자율주행 앱은 레이스 트랙의 가상 교관에 해당한다면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좀 더 천천히 밟거나 좀 더 급하게 커브를 돌도록 조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버는 자율주행 앱이 운전자의 학습 곡선을 전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는 각종 운행 데이터를 수록해 운전자가 초급에서 수준급으로 실력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럭셔리카 메이커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모험적이고 짜릿한 운전 경험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해 이를 위협으로 간주하는 입장이다. 포르쉐가 이를 포용한 것은 럭셔리카의 면모를 과시하고 전문 카레이서의 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홍보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블룸 CEO는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 기술과 포르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포르쉐에 특별한 것으로 만들까를 앞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