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중국 게임수출 '제로(0)'...해법은?

올 상반기의 중국 수출 게임이 한 건도 없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말미암은 중국 무역 보복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업체는 실적 예상에서 중국 진출 게임을 제외했다.

3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중국 내 외자판호(해외 게임 유통 허가)를 얻은 한국 게임은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사드 배치 논란 이후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을 통해 구두로 한국 게임의 판호발급 중단을 지시했다.

올해 상반기의 한국 게임 중국 수출은 사실상 0건이다. 올해 1월 판호를 얻은 네오플 '던전앤파이터모바일'(가칭)은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다. 2015년에 판호를 얻어 올해 3월 중국에 출시한 블루사이드 '킹덤언더파이어2'는 소프트 런칭으로, 정식 서비스로 보기는 어렵다. 매출도 주로 대만에서 나오는 형국이다.

'드래곤네스트 모바일' '라그나로크R' 등 한국 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중국 게임사가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주요 게임업체들은 중국 진출을 계획한 게임을 하반기 실적 전망에 넣지 않았다. 판호를 얻더라도 현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출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넷마블게임즈는 3분기에 '리니지2레볼루션' 일본 진출, 연내에는 북미 시장 출시에 각각 집중한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진출이 확정된 곳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2레볼루션' 중국 출시일과 사업 계획은 판호를 얻은 후에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레드나이츠' 중국 진출보다는 '리니지M' 국내 흥행 열기를 이어 가는데 주력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인 알파게임스와 준비하고 있지만 출시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기 성과가 중요한 중소게임사는 우회 활용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가상현실(VR) 게임을 개발하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6월 일본 세가사를 통해 중국 칭다오 조이폴리스에 VR 게임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를 납품했다.

세가는 지난해 중국회사 차이나애니매이션(CA)에 지분 일부를 매각해 세가CA를 설립, 중국에서 도심형 테마파크 조이폴리스를 운영하고 있다.

테마파크에 설치되는 아케이드형 게임은 온라인·모바일게임과 마찬가지로 사드 논란 이후 중국 수출 계약을 맺기 어려웠다. 일본 회사를 통해 지지부진한 중국 진출의 난맥상을 한 번에 해결한 것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 비즈니스를 제한하기는 까다롭다”면서 “게임 서비스의 형태와 특성을 고려, 한국 게임의 꼬리표를 뗄 수 있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청도 조이폴리스에 VR게임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을 즐기는 관람객.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중국 청도 조이폴리스에 VR게임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을 즐기는 관람객.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중국 청도 조이폴리스에 VR게임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을 즐기는 관람객.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중국 청도 조이폴리스에 VR게임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을 즐기는 관람객. <사진제공=스코넥엔터테인먼트>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