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100> - 『眼花篇』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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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100> - 『眼花篇』①

봄볕은 따사로운데, 황사와 미세먼지 탓인지 빈 들판에 아지랑이가 잘 보이질 않는다. 봄비가 한 차례 지나가자 벚꽃이 일제히 만발한 것을 보니 분명 봄은 봄이 분명한데 말이다. 노안으로 침침해진 눈앞에 낡은 사본 하나가 보인다. 책장은 헤어져 서명조차 흐릿해졌는데, 제첨부에 ‘眼花篇’이란 묵흔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제목만 읽어보아서는 무슨 안과전문서인가 싶었는데, 본문을 펼치자마자 목록이 먼저 나타나고 중풍, 상한, 운기, 습증, 화열, 조증, 중서로 이어지는 육음질환과 온갖 잡병증이 망라되어 있는 걸 보아하니 경험방서인 듯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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