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사 ‘스타벅(Starbuck)’과 ‘스타벅스(Starbucks) 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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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 ‘스타벅(Starbuck)’과 ‘스타벅스(Starbucks) 커피’ 이야기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대화가 오고 갔다. 질문자는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고, 답변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다.

“장관님!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을 좋아하시죠?”

“네. 제가 좋아하는 책이긴 합니다.”

“소설에서 ‘스타벅’이 이런 말을 했죠?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라고...‘스타벅’ 같은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xxx, 삿대질 등 보다는 좋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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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의 저자 '허먼 멜빌'/ 사진: 야후재팬)

이병훈의원이 인용한 <모비 딕, Moby Dick>은 미국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1819-1891)이 쓴 소설이다. 고래잡이 배 피쿼드(Pequod)호에서 벌어진 실감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스타벅(Starbuck)’은 그 배의 일등 항해사다. 주인공 ‘스타벅’의 말을 소설(황유원 옮김)을 통해 반추(反芻)해본다.

스타벅의 용기 의미 있어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라는 말은 가장 믿을 만하고 쓸모 있는 용기란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그 위험을 똑바로 헤아리는 데서 생겨난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두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동료라는 뜻이기도 했다.>

허먼 멜빌은 소설에서 스타벅의 용기란 ‘감정의 상태가 아니라 다만, 자신에게 유용한 것, 죽을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늘 곁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소설은 용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그러한 용기는 바다나 바람, 고래, 또는 세상에 널린 불합리한 공포와 싸울 때는 보통 굳건한 자세로 버티지만, 더욱 정신적인 공포이기에 더욱 무시무시한 공포, 이를테면 힘센 사람이 몹시 분노해 눈썹을 찌푸리면서 위협을 가할 때의 공포는 견디어내지 못한다>라고.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어떠한 공포와 분노에도 견디어낼 수 있는 용기일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내 말은 ‘신약성경’이라는 저울에 달아보았을 때, 그 모욕의 무게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는 소설 속 노(老) 선장의 넋두리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스타벅스’ 커피의 원조는 소설 속 항해사 ‘스타벅’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등장한 ‘스타벅’은 ‘스타벅스(Starbucks)’ 커피와 깊은 관련이 있다. 스타벅스가 항해사의 이름 ‘스타벅(Starbuck)’에 s를 붙여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Seattle)의 웨스턴 애비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창업자는 세 명. 제리 볼드윈(Jerry Baldwin), 지브 시글(Zev Siegl) 그리고, 고든 보커(Gordon Bowker)였다. 1977년 지금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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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의 모습)

스타벅스는 당초부터 커피숍이 아니라 원두를 구입해서 판매하는 소매점에 불과했다. 그런데, 1982년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라는 걸출한 인물을 마케팅 담당자로 영입하면서부터 큰 변화가 일었다. 그가 프랜차이즈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워드 슐츠는 1985년 스타벅스를 떠나 “일 지오날래(Ill Giornale)”라는 커피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만에 자신이 근무하던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였어.”

하워드 슐츠(69)가 저서 <온워드, Onward>(장세현 옮김)에서 밝힌 말이다. 그는 ‘출장지였던 밀라노와 베로나에서 소규모 에스페레소(Espresso) 바(bar)들을 방문했을 때, 커피 한 잔을 마주하고서 격의 없이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 한 잔이 품은 위대한 힘을 온몸으로 느꼈다’라고 책에 적었다.

커피는 진실의 음료...온 마음을 기울여야

하워드 슐츠는 “한 잔의 에스페레소를 뽑아내는 일은 일종의 예술이다. 바리스타는 완벽한 맛과 향, 그리고 크레마(crema)가 담긴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해 온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람들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스타벅스 정신’이라는 본질을 잃어버린다”라고 줄곧 강조했다.

‘스타벅스 1호점으로...’

필자는 2013년 봄 시애틀에 갔었다. 도착 첫날 호텔에 짐을 풀고서 스타벅스 1호점을 향해 달렸다. 시애틀에는 ‘시애틀 베스트’, ‘던킨 도너츠’ 등이 많았으나 가장 눈에 많이 들어온 것은 역시 ‘스타벅스(Starbucks)’였다.

 ‘과연 스타벅스의 고향이로구나.’

1호점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에 있었다. 우리의 재래시장과 흡사한 서민적인 거리 풍경이 좋았다. 생선 가게나 과일 가게에서 외치는 장사꾼들의 목소리가 언어만 다를 뿐 행동은 같아 보였다.

필자는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발걸음을 이어갔다. 드디어 ‘스타벅스 1호점’ 앞에 다다랐다. 가슴을 드러낸 ‘스타벅스’의 ‘갈색 인어’의 로고가 한국에서 보던 모습과 달라서 오히려 생소했다. ‘스타벅스’ 로고의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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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1호점에만 있는 갈색 로고)

이 로고는 뱃사람과의 인연이 깊은 세이렌(Siren)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바다 괴물이다. 상반신은 인간 여성이고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로고가 바뀔 때마다 세이렌의 모습이 변화되고 있다. 1987년까지는 2개의 꼬리가 확실히 그려져 있었지만 1992년에는 조금 테두리에 숨었고, 2011년에는 바깥 테두리의 ‘STARBUCKS COFFE’의 문자가 없어졌다. 시애틀에 있는 제1호점은 개점 이래 줄곧 갈색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어 다른 곳과 다른 것이 특징이다(야후재팬).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모여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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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스타벅스1호점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 야후재팬)

허름한 시장 통 매장 앞에서 현지의 뮤지션 들이 악기를 들고 목청을 드높이면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커피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피부색과 옷차림은 총 천연색이었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한데도 커피를 사기 위해서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모습들이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필자 역시 로컬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면서 커피를 사려는 긴 줄의 꽁무니에 섰다. 좀처럼 줄이 짧아지지 않은 더딘 흐름이었으나 ‘줄을 설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만점이었다.

스타벅스는 세계 83개국에 32,660개의 점포(2020년 기준)를 가지고 있다. 16,637개가 직영점이고 16,023개가 프랜차이즈다. 번화가뿐만 아니라 역(驛)과 오피스 빌딩과 대학 안에도 입점해 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前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새로운 커피 브랜드의 등장으로 경쟁자들의 공격도 거세다. 때로는 엄청난 독설을 쏟아내는 경쟁자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견뎌내는 것은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가치 있고 영속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왔다.”라고.

그의 기업가 정신이 커피 향처럼 진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스스로 스타벅스 커피를 찾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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