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봉환(大政奉還)- ‘메이지 시대를 연 역사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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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봉환(大政奉還)- ‘메이지 시대를 연 역사의 현장’

    

-막부(幕府)가 막을 내린 교토의 니조(二條)성
 
“폐하! 이 정권을 모두 천황께 바치옵나이다.”
 
우리가 역사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접한 장면이다. 역사는 이렇게 아이러니의 연속인 듯싶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1542-1616)가 세운 니조성(二條城)이 ‘막부의 종언(終焉)’이라는 역사의 현장이 되었으니 말이다.
 
필자는 교토 여행 세 번 째날, 막부의 시대가 끝나고 메이지(明治) 시대를 열었던 그 성(城)에 가기위해서 호텔을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뒤로 돌아 호텔에서 비닐우산을 빌렸다. 지하철역 입구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서 니조(二條)성에 갔다. 봄비 치고는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는 데도 관광객들이 많았다.
 
성(城)의 입구에 쓰여 있는 안내문을 읽어봤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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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조성의 안내문

<1603년 이에야스(家康)가 축조한 성이다. 1626년 3대 쇼군(將軍) 이에미쓰(家光, 1604-1651) 시절, 고미즈노오(後水尾, 1596-1680) 천황을 맞이하기 위해서 대규모로 확장됐다. 1867년 15대 쇼군 요시노부(慶喜, 1837-1913)가 대정봉환(大政奉還: 정권을 천황에게 반환한 일)을 결의한 역사적 장소이다. 1884(메이지 17년)부터 황실의 별장으로 이용되다가, 1939년(쇼와 14년)에 교토시가 인계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1994년 ‘고도(古都) 교토문화재’의 하나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요시노부(慶喜)쇼군 재위 일 년 만에 벌어진 천지개벽이다. 도쿠가와(德川) 시대가 15대에 이르러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에 들어섰다. 입구에 일본어, 영어, 한글, 중국어로 된 팸플릿(pamphlet)이 놓여 있었다. 필자는 일본어와 한글판 두 개를 집었다. 

황궁에 버금가는 화려한 궁전

 이 성은 동서 500m, 남북 400m의 규모이다. 소문대로 성이 화려했다. 니노마루(二の丸) 궁 앞에 줄이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케치(明智)씨를 만났다. 그에게 성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에 대해서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연간 24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오십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연간 240만 명이면, 한 달에 20만 명이라?’
 
계산이 되지 않았다. 필자는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면서 천수각 터에 올랐다. 화려한 궁전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우산을 들고 가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 성에는 3개의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에도(江戸) 시대부터 있었던 ‘니노마루(二の丸)’ 정원, 메이지(明治) 시대에 만들어진 ‘혼마루(本丸)’ 정원, 그리고 쇼와(昭和) 시대에 만들어진 ‘세이류엔(清流園)’이다. 정원 모두가 개방돼 있지 않다. 출입 금지 정원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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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각 터에서 바라본 혼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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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마루 정원

이 성(城)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본관격인 ‘니노마루(二の丸)궁’이다.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가면 호랑이와 표범의 벽화가 눈에 띈다. 그림이지만 맹수들의 포효(咆哮)하는 모습이 위엄이 있어 보인다. 소나무와 화조(花鳥), 가을 풀(秋草), 공작(孔雀)-하나같이 살아 있는 듯하다.
 
장벽화(障壁画)와 휘파람새 마루(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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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조성의 니노마루 궁

이 성에는 3,000면 이상의 벽화(壁画)가 남겨져 있다. 그중에서 1,016면이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화풍의 원조는 가노파(狩野派)이다.
 
순로(順路)를 따라가면 안내문에 쓰인 대로 제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德川慶喜)와 다이묘(大名), 중신들이 회의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물론 인형이다. 인형으로 재현된 장면은 1867년 10월 13일의 상황이다. 통치권을 천황에게 헌납하는 대정봉환(大政奉還)을 결정하는 심각한 순간이다. 결국, 이 회의를 통해서 일본은 긴 세월의 바쿠후(幕府) 시대를 마감하고 근대국가로 방향을 트는 메이지 유신(1868-1912)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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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새 복도

‘니노마루(二の丸)궁’의 또 하나의 특징은 복도이다. 복도를 걸으면 ‘휘파람새’의 울음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꾀꼬리 마루’, ‘나이팅게일 마루’라고도 한다. 관광객들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환호한다. 재미 만점이기 때문이다.
 
‘휘파람 새(鳥)의 울음소리가 난다?’
 
휘파람새는 주로 숲 속에서 서식한다. 우리가 등산이나 계곡으로 가면 울음소리가 종종 들리는 흔한 새다. ‘봄을 알리는 새’라는 이유로 일본에서는 하루도리(春鳥), 하루쓰게도리(春告鳥)라고도 한다. 딱정벌레·나비·파리 등 곤충을 먹고 살며, 크기는 13-16cm 정도이다. 겨울에는 남쪽으로, 봄에는 한국·일본 등으로 날아다니는 철새다. 밀집해서 다니기 보다는 단독으로 다니거나 가족끼리 다니며, 가끔씩 일부다처를 과시하는 능력(?)있는 새로 알려져 있다.
 
몸체의 색깔은 대부분 회갈색의 털로 덮여있고, 목덜미와 배는 흰색이다. 부리는 주황색이나 진한 갈색이다. 사람들은 ‘휘파람새’로 오해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성에서 복도를 걸으면 어김없이 소리가 난다. 야간에 침입자가 있으면 바로 알리는 ‘경보 장치’라고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적(敵)이 굳이 마루를 통해서 침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과, ‘목조 건물의 특성상 소리가 난다‘는 설이다. ’건물의 노후로 인해 ‘삐걱삐걱’ 소리가 난다고 말하는 일본인도 아주 많다. 요즘처럼 못으로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어서 사람이 지나가면 흔들려서 소리가 나기 때문에 ‘휘파람새’가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복도 아래에 길이 약 12㎝ 꺾쇠가 설치돼 있는 것은 건축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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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새(사진: 위키디피아)

관광객들은 건축 구조물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들리는 휘파람새의 울음소리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휘파람새 없는 들길을 걷다보니/ 꽃 한 송이에 바람이 부는 구나./ 노래를 불러도 아는 사람이 없도다.”
 
일본의 고긴와가슈(古今和歌集)에 들어 있는 휘파람새에 대한 노래다. 노래만으로도 봄의 정취가 저절로 느껴진다.
 
노래만으로도 절절하고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도 재미있는 ‘휘파람새’ 복도- 이름도 좋고, 소리도 일품이다.
 
우리네 인생,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휘파람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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